나이보다 커리어 단계: 직장에서 세대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
직장 내 세대 담론은 이제 어디에나 있습니다. 이사회 회의실에서도, 미디어에서도, 경영 컨설팅에서도, HR 전략에서도 반복됩니다. 하지만 애초에 우리가 잘못된 질문을 붙들고 있는 것이라면 어떨까요?
새롭게 유입되는 인력을 두고 ‘규율이 약하다’, ‘권리의식이 강하다’, ‘일을 싫어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익숙합니다. 반면 나머지 세대는 그저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낸다는 식의 대비도 흔합니다. 하지만 이런 서사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때마다 반복돼 왔습니다.
핵심은 태어난 연도가 아닙니다. 입소스의 최신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낙관에서 압박으로, 다시 안정으로 이어지는 일관된 직장 경험의 흐름입니다. 커리어가 쌓이고 삶의 단계가 바뀌면서 예측 가능하게 나타나는 패턴이라는 뜻입니다. Z세대, 밀레니얼, X세대도 결국 같은 흐름을 지나갑니다. 다만 그 시점이 다를 뿐입니다.
왜 우리는 세대에 집착할까, 그리고 왜 그 해석이 자주 빗나갈까
세대 구분은 매력적입니다. 직관적이고, 공유하기 쉽고, 많은 것을 설명해 주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공통의 경험과 문화로 사람들을 묶어 주고, 클릭을 부르는 제목으로도 잘 작동합니다. 직장 내 행동 차이를 이해하는 틀로 세대가 자주 활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2024년 직장 내 세대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일의 가치관, 조직 몰입, 스트레스, 몰입도 등 여러 지표에서 세대 간 의미 있는 차이는 거의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킹스칼리지 런던 공공정책학 교수이자 『The Generational Myth』의 저자인 바비 더피(Bobby Duffy) 역시, 세대 변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처럼 보이는 많은 주장들이 실제로는 오해를 낳거나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세대라는 관점은 매우 강력한 아이디어이지만, 형편없는 신화와 고정관념, 진부한 상투어에 의해 심하게 훼손돼 왔다”는 그의 말은 이를 잘 보여 줍니다. (바비 더피, TEDxNewcastle, 2023)
연령대에 따른 차이가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그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맥락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차이를 지나치게 크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입소스 연구가 바로잡는 네 가지 오해
입소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직장 안에서 서로 다른 연령대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가정을 보여 줍니다. 익숙한 고정관념이지만, 실제 데이터는 다른 그림을 드러냅니다. 그중 대표적인 몇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해 1: 젊은 직원은 헌신이 부족하다
흔히 하는 생각: 25세 미만 직원은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낮고 오래 남으려 하지 않는다. 이들이 헌신적이라고 보는 비율은 9%에 불과하며, 다른 연령대는 34~54% 수준이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 25세 미만 직원은 어떤 집단보다도 자부심이 높았습니다(78%, 전체 평균 76%). 물론 잔류 의향은 더 낮았습니다(67%, 전체 평균 78%). 하지만 문제는 헌신 부족이 아닙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25세 미만 직원이 직장에서 외로움(40%)과 지루함(43%)을 가장 많이 느끼고, 소속감은 가장 낮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건 성격 차이의 문제가 아닙니다. 원격근무가 일상화된 시기에 조직에 들어온 데 따른 구조적 결과에 가깝습니다. 물리적 거리는 결국 심리적 거리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오해 2. 중간 경력자는 워라밸을 가장 중시한다
흔히 하는 생각: 36~45세는 무엇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한다고 여겨집니다. 51%가 그렇게 답했습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 정작 이들은 균형을 가장 많이 희생하는 집단입니다. 정해진 근무 시간 밖에서도 일하고, 추가 업무를 떠안고, 다른 어떤 연령대보다도 지속적인 압박을 크게 느낍니다. 늘어나는 책임과 빠르게 바뀌는 역할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중간 계층'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다만 이 집단의 일 만족도는 여전히 높습니다(78%). 그래서 이것을 단순한 과부하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구조적 압박과 자발적인 추가 기여가 함께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건강한 몰입이 조용히 번아웃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 집단은 생각보다 더 중요합니다. 중간관리자층으로서, 조직에 새로 들어오는 젊은 직원들의 경험을 사실상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웰빙을 지키는 일은 곧 조직문화를 지키는 일입니다.
오해 3: 젊은 직원은 디지털에 강하고, 나이 든 직원은 기술을 어려워한다
흔히 하는 생각: 35세 미만은 기술에 완전히 익숙하고(46~62%), 46세 이상은 기술을 꺼린다(편안하다고 보는 비율 9~15%).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 두 집단 모두 어려움을 겪습니다. 다만 어려움의 양상이 다를 뿐입니다.
The Prince's Trust(프린스 트러스트) 연구에 따르면 16~30세의 37%는 좋은 일자리를 얻기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이 부족하다고 걱정합니다. 마찬가지로, Jobs for the Future 연구에서도 커리어 초기 직원일수록 AI의 영향을 더 크게 체감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이나 가이드를 제공받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명 중 1명에 그쳤습니다.
반대로 고연령층이 기술에 저항적이거나 역량이 부족하다는 가정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여러 연구는 젊은 층과 고연령층의 차이가 실제 사용 능력보다 자신감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고 보여 줍니다. 초기의 심리적 장벽만 넘으면, 고연령 직원들은 기꺼이 배우려 하고, 도구의 결과를 언제 신뢰하고 언제 의심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맥락적 판단력도 함께 가져옵니다.
결국 핵심은 어느 연령대가 더 디지털에 강한가가 아닙니다. 조직이 전 구성원에게 필요한 형태의 디지털 역량을 제대로 키워 주고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오해 4: 고연령 직원이 가장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흔히 하는 생각: 56세 이상 직원이 다른 연령대에게 가장 오해받는다고 느낀다. (39% 동의)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 실상은 정반대입니다. 56세 이상 가운데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낀 비율은 21%로, 모든 집단 중 가장 낮았습니다. 반면 25세 미만은 40%가 그렇게 느낀다고 답해 거의 두 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서로를 잘못 읽는 현상은, 세대에 대한 가정이 검증되지 않은 채 방치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고연령 직원의 취약성과 고립은 과대평가하고, 젊은 직원의 경험은 과소평가하면서 결국 세대에 대한 고정관념만 강화하게 됩니다.
지금의 노동시장은 어느 때보다 연령 구성이 다양하면서도 동시에 분절돼 있습니다. 이런 오해를 바로잡지 못하는 조직은, 연결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또 중요한 시기에 집단 간 거리를 스스로 더 벌리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현실은 세대보다 커리어 흐름에 가깝다
입소스는 2년 동안 축적한 350만 건 이상의 벤치마크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산업, 직무, 지역 전반에 걸쳐 16세부터 66세 이상까지의 직원 응답을 살펴본 결과, 세대 차이보다 더 선명하게 보인 것은 하나의 흐름이었습니다. 세대 간 차이라기보다, 커리어가 전개되면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에 가까웠습니다.
1단계: 입사 초기의 낙관
사람들은 조직에 들어올 때 자연스러운 낙관과 에너지, 그리고 경제적 자립과 안정에 대한 동기를 함께 갖고 출발합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젊은 직원에게 더 자주 나타나지만, 특정 연령대만의 경험은 아닙니다. 실제로 나이와 관계없이 조직에 새로 합류한 사람들에게서는 일에 대한 기대와 긍정성이 높게 나타납니다.
2단계: 압박이 커지는 구간
초기의 낙관은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감각으로 바뀝니다. 커리어가 쌓이고 책임이 늘어날수록 압박도 커집니다. 이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집단이 바로 ‘중간 관리자층’입니다. 이들은 재직 기간이 어느 정도 쌓였고, 중간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으며, 동시에 개인적·가족적 책임도 더 크게 짊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3단계: 선별적 몰입
커리어 후반으로 갈수록 필요도 달라지고, 일과의 관계 역시 더 선별적으로 바뀝니다. 이 단계의 직원들은 특히 리더 역할에 있지 않을 경우, 리더십·커뮤니케이션·성장 기회에 대한 신뢰가 낮을 가능성이 큽니다. 동시에 일 자체의 즐거움, 가치 일치감, 소속감은 더 높게 나타납니다. 이는 조직과의 관계가 길어지면서 형성된 특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예전 방식에 대한 향수와 회의감이 함께 작동하면서, 고연령층이 변화에 저항적이라는 서사가 강화되기도 합니다.
즉, 직장 안에서 연령대별 차이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세대의 차이라기보다 커리어 단계의 차이에 더 가깝습니다. 반복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패턴이 몇 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조직에 의미하는 것
이번 연구 결과는 오히려 미래 인력 전략을 간소화합니다.
물론 변화는 분명 존재합니다. 조직은 계속 진화하고 적응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직장 내 인식과 행동에서 반복되는 패턴이 확인된다는 점은, 우리가 가정보다 데이터와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인력 전략을 세대 중심으로 보고 있는 조직이라면, 시선을 커리어 단계와 직원 경험으로 옮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고정관념을 강화해 조직 내 단절을 키우는 대신, 더 정확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이 전환을 위해 지금 조직이 할 수 있는 핵심 조치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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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분화 기준을 더 정교하게
인재 전략을 세대별 집단에 맞춰 짜고 있다면, 실제 필요보다 고정관념에 맞춘 해법을 설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결과 자원도 엉뚱한 곳에 쓰일 수 있습니다. 직원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일을 어떻게 경험하는지는 세대보다 재직 기간, 삶과 커리어 단계, 직급, 역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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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 간 실제 대화 열기
이번 연구에서 특히 눈에 띈 점은 서로 다른 연령대가 서로를 꾸준히 오해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오해를 줄이려면 조직이 팀, 직급, 커리어 단계 전반에서 구조화된 경청의 기회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각자에게 일이 실제로 어떤 경험인지 서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포용적인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조직에게, 이것은 가장 가치 있으면서도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 도구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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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으로 고정관념 깨기
세대 간 협업, 멘토링, 역량 교류가 실제로 일어나는 기회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함께 일해 보기 전까지는 자신이 가진 가정이 틀렸다는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젊은 직원과 고연령 직원 사이의 디지털 자신감 격차는, 각자 따로 교육하는 방식보다 구조화된 협업 안에서 더 잘 해소됩니다. 젊은 직원은 도구에 대한 익숙함을, 고연령 직원은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판단력을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무 환경은 변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많이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AI, 하이브리드 근무, 경제적 불확실성, 인구구조 변화는 분명 현실적인 변수이며, 각자가 처한 커리어 단계와 삶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요인은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안정과 안전에 대한 욕구,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싶다는 마음, 진정한 연결에 대한 필요, 성장에 대한 기대는 세대와 무관하게 직장 생활의 모든 단계에서 반복되는 패턴으로 나타납니다.
조직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인재 전략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외부 환경을 인지하고 이에 대응하면서 직원들의 자연스러운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과 커리어 흐름에 맞춰 설계된 전략이 필요합니다.
에밀리 쿡(Emily Cooke)은 입소스 글로벌 직원경험 부문 디렉터(Director, Global Employee Experience at Ipsos)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