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인식과 개선 과제

현대인들은 다양한 질병과 싸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중증, 급성 질환 등은 물론 각종 성인병과 정신 건강까지 건강과 관련된 걱정과 고민이 크고 다양해 졌습니다. 주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중요 하기에 이를 지원하는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이 필수로 여겨 지고 있죠.

입소스는 2018년부터 글로벌 의료 시스템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지난 5년간의 조사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부분을 가장 걱정하고 있는지, 자국의 의료 시스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시민들이 각국의 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입소스 리포트 <Ipsos Global Health Service Monitor 2023>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조사 개요

조사 기간 : 2023년 7월 21일 ~ 8월 4일

조사 국가 : 글로벌 31개 국가(한국, 미국, 캐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태국, 싱가포르, 스웨덴, 튀르키예, 이탈리아, 헝가리 등)

조사표본 : 16세 ~ 74세 성인 23,274명

조사 방법 : 입소스 Global Advisor Online Survey Platform

한국인이 가장 걱정하는 건강 문제는?

글로벌 시민들은 ‘정신 건강’과 ‘암'에 주목했다

한국 조사 결과를 보기에 앞서 글로벌 데이터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글로벌 31개국 조사 결과, 가장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정신 건강’(44%)이었습니다. 2020년(26%)부터 꾸준히 증가했으며, 2022년(36%) 대비 8%P 상승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암’(40%), ‘스트레스’(30%), ‘비만’(25%), ‘약물 남용'(22%) 등을 주요 건강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인들은 ‘정신 건강'과 ‘스트레스'에 주목했다

한국인들은 두 가지 건강 문제를 주요하게 꼽았습니다. 바로 ‘정신 건강’(44%)과 ‘스트레스'(44%)였어요.

‘정신 건강’의 경우, 2020년(27%)에는 2018년(48%) 대비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상당폭으로 감소했지만, 2021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2023년에는 이를 선택한 응답자가 다시 40% 이상을 넘어섰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부분이 바로 ‘스트레스’(44%)였는데요, 글로벌 31개국 중 한국이 스트레스를 심각한 건강 문제로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2021년(33%)을 제외하고 2018년(48%)과 2020년(33%), 2022년(35%) 모두 한국이 전체 중 스트레스를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인들이 평소에 느끼는 스트레스가 다른 글로벌 시민들에 비해 심각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암’(26%), ‘코로나 바이러스’(21%), ‘비만’(16%) 순이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선택한 비율은 글로벌 평균(15%)보다는 높았지만, 2022년(60%)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서비스 수준에 대한 인식

이제 본격적으로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 서비스에 대한 한국인들의 생각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의료 시스템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6가지 세부 항목(의료 체계 과부하, 공평성, 예약, 신뢰도, 대기 시간, 비용 등)으로 나눠 조사했습니다.

한국의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 만족도는 평균 이상

먼저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 서비스 만족도를 알아보겠습니다.

조사 결과, 한국인 과반수인 51%가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서비스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서비스 수준이 좋지 않다'고 답변한 사람은 8%였는데요, 이는 싱가포르(4%) 다음으로 낮은 수치로 한국 의료 시스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2021년(58%) 이후부터 한국 의료 시스템 서비스에 만족하는 사람이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어떻게 하면 만족도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긍정적인 항목 : 공평성, 예약, 신뢰도, 대기시간, 의료 비용

6개 세부 항목 중 한국인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항목은 총 5개(공평성, 예약, 신뢰도, 대기시간, 의료 비용 등)였습니다.

‘한국 의료 시스템 서비스는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수준으로 제공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47%가 동의했고, 이는 글로벌 평균(41%)보다 높은 수치였습니다.

‘지역 병원에 쉽게 진료를 예약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64%가 동의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평균(46%)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31개국 중 2위를 기록하여, 한국의 의료 접근성이 세계적으로 뛰어난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 의료 시스템 체계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믿는가?’라는 질문에도 역시 글로벌 평균(51%)보다 높은 53%가 동의했습니다. 의료 시스템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평균 이상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진료 예약을 잡는 데 필요한 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도 글로벌 평균(67%)보다 낮은 43%가 동의했습니다. 대기 시간이 길지 않기에 필요할 때 의료 서비스를 바로 받아볼 수 있다는 뜻이죠.

또한 ‘많은 사람이 양질의 의료 시스템 서비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단 24%만이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글로벌 평균(61%)보다 낮았을 뿐만 아니라 이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38%)이 더 많았습니다. 한국의 의료비용이 세계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이며, 일반 시민이 느끼는 부담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인들은 한국의 의료 시스템에 대체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접근성(예약, 대기시간 등)과 의료 비용은 글로벌 2위 수준으로 세계적으로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수준임을 확인했습니다.

눈여겨봐야 할 항목 : 의료 체계 과부하

세부 항목 중 눈여겨봐야 할 항목이 있었는데요. 바로 ‘의료 체계 과부하 여부'였습니다. ‘한국의 의료 체계는 현재 과부하 상태인가?'라는 질문에 24%만이 ‘그렇다'라고 답했고 이는 31개국 중 2번째로 낮은 수치였습니다. ‘과부하가 아니다'라고 답한 사람은 27%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즉, 현재 한국의 의료 체계가 국민들의 의료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코로나19와 독감 등 감염병 사태를 거치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 체계 과부하를 우려하고 있고, 이에 따라 최근 의대 정원 확대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국민들과 의료 현장의 인식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며, 다양한 시각이 담긴 자료를 통해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해결해야 할 과제

‘부족한 의료 인력'을 가장 큰 문제로 여기는 글로벌 시민들

의료 시스템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어떤 문제를 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한국의 데이터를 보기에 앞서 글로벌 평균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글로벌 조사 결과, 현재 의료 시스템이 마주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부족한 의료 인력’(46%)과 ‘의료 접근성/긴 대기시간’(46%)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 ‘의료 비용’(31%), ‘관료주의’(23%). ‘고령화’(22%) 등이 주요 문제로 선택되었어요.

한국인들은 ‘인구 고령화'가 가장 큰 문제라 여겨

한국은 글로벌 데이터와는 조금 다른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 의료 체계의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인구 고령화’(53%)였습니다. 이는 일본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과제는 글로벌 데이터와 마찬가지로 ‘부족한 의료 인력'(41%), ‘의료 접근성/긴 대기시간’(28%), ‘의료 비용’(23%), ‘관료주의'(17%) 순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관한 전망

‘향후 수년 내 의료 시스템 퀄리티와 지역 의료 접근성이 더 발전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다수 한국인은 의료 시스템 체계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금과 같을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무려 71%를 차지했어요.

‘더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단 15%에 불과했고, 이는 글로벌 평균(30%)보다도 한참 낮은 수치였습니다.

게다가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021년(21%) 이후 감소세를 보입니다. 물론 한국이 이미 다른 국가들보다 의료 시스템 체계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현상 유지로도 충분하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 사회 변화에 충분히 준비하고 대응하고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마치며

한국의 응답자들은 현재의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이나 신뢰도 등에 대다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미래발전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인구 고령화, 의료 인력 부족, 새로운 감염병 등 사회 변화에 대한 준비와 전략이 없다면 앞으로의 의료 서비스의 발전과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지는 것이 분명하겠죠.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 시스템, 소외되는 지역이나 계층이 없이 공정한 의료 서비스를 받고 건강한 사회를 유지해 갈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