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과 넷제로 정책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구온난화와 환경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탄소중립’과 ‘넷제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와 환경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피해와 재난이 발생하면서 환경 친화적 경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ESG 경영이 자리잡기 시작했죠.

세계 각 국의 정부들도 온실가스 감소와 환경보호를 위해 ‘탄소중립’과 ‘넷제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몇몇 국가들은 현재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에 대한 담론을 활발하게 주고받고 있습니다.

입소스에서도 지난 2022년 6월 영국 시민들을 대상으로 탄소중립과 넷제로 정책에 대한 주제로 <Net Zero Living>이라는 이름의 사회 여론조사 리포트를 발행했습니다.

<Net Zero Living> 리포트를 바탕으로 탄소중립과 넷제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조사 개요

조사기간 : 2021년 8월

조사국가 : 영국

조사표본 : 16세 이상 성인 2,830명

조사방법 : 입소스 지식 패널(Ipsos KnowledgePanel)

탄소중립, 넷제로는 무엇인가?

그럼 먼저 탄소중립과 넷제로에 대해 알아야겠죠? 탄소중립과 넷제로는 탄소를 줄이다는 점에서 같은 용어로 보이지만 자세히 파고들면 둘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과 넷제로는 모두 온실가스와 연관이 있습니다. 온실가스는 지구의 지표면에서 우주로 발사하는 적외선 복사열을 흡수하거나 반사하여 지표면 온도를 상승시키는 특정 기체를 말합니다. 교토의정서에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가지를 온실가스 주요 물질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들 중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산화탄소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65%를 차지하기 때문에, 탄소중립만 달성해도 온실가스를 상당량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넷제로는 탄소중립보다 훨씬 폭넓은 개념으로 이산화탄소 뿐만 아니라 6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모두 0으로 만들고 산림 조성을 통해 흡수량을 늘리는 활동을 모두 의미합니다.

온실가스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피해와 기후 재난이 점점 현실화 되고 있는만큼, 세계 각국 정부들과 기업은 ESG라는 가치를 내세워서 탄소중립과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과 규제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영국 사람들은 탄소중립/넷제로 정책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탄소중립과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각 국 정부들은 환경부담금과 친환경 에너지, 환경친화적 원자재 사용 장려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입소스에서는 영국 시민들을 대상으로 부담금이나 보조금, 세금 등 다양한 영역의 탄소중립/넷제로 관련 정책들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습니다. 좀 더 정확한 조사를 위해,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으로 삶의 변화가 생기거나(Lifestyle trade-offs), 세금이나 가격 상승 등의 금전적 비용이 발생했을 때(Financial trade-offs) 사람들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함께 알아봤습니다.

이번 리서치에서 조사한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은 다음 8가지입니다.

• 상용 항공 이용 고객 부담금
• 친환경 제품 가격 변화
• 화석 연료 단계적 폐지
• 전기 자동차 보조금
• 공공급식에서 채식/비건 선택권 확대
• 지속가능 연기금 활용
• 주변 교통량 저하
• 육류와 유제품에 대한 높은 세금

전반적인 정책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높다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에 대한 영국 사람들의 전반적인 정책 평균 지지도는 반대보다 지지도가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각 항목별로 정책 지지율을 살펴보면, ‘상용 항공 이용 고객 부담금’은 68%, ‘친환경 제품 가격 변화’는 62%, ‘화석 연료 단계적 폐지’는 62%, ‘전기 자동차 보조금’은 62%, ‘공공 급식에서 채식/비건 선택권 확대’는 56%, ‘지속가능 연기금 활용’는 55%, ‘주변 교통량 저하’는 53%, ‘육류/유제품에 대한 높은 세금’은 47%가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이 내 삶에 영향을 준다면?

하지만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이 내 삶에 변화를 가져다준다고 가정했을 때, 사람들의 정책 지지율도 변화가 생겼을까요?

전반적으로 모든 항목들의 정책 지지율이 감소했습니다. 평균적으로 정책 지지율이 약 6.6% 감소했고, 가장 감소율이 높았던 정책은 ‘상용 항공 이용 고객 부담금'이었습니다. 반면에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여준 정책은 바로 ‘친환경 제품 가격 변화'였습니다.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에 금전적 비용이 부과된다면?

그렇다면 정책 이행이 삶의 변화가 아니라 금전적 비용을 초래한다면 정책 지지율이 어떻게 바뀔까요?

금전적 비용이 부과된다고 가정했을 때도 ‘삶의 방식 변화'와 비슷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전체 정책 지지율 평균 약 5.6%가 감소했고, ‘삶의 방식 변화’와 마찬가지로 ‘상용 항공 이용 고객 부담금'이 14%로 감소율이 가장 높았고, ‘친환경 제품 가격 변화'가 1%로 감소율이 가장 낮았습니다.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현재 우리가 누리는 생활 방식에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각 항목별 조사에서는 관련 정책들이 시행됐을 때 발생하는 변화에 따른 정책 지지도의 변화도 알 수 있었습니다.

교통량 : 추가 과세보다 교통량 통제를 선호

‘주변 교통량 저하’에 대한 정책 방식을 조사했을 때 ‘특정 구역의 교통 통제' 방식이 ‘추가 세금 납부'보다 더 높은 선호도를 보였습니다. ‘특정 구역의 교통 통제' 방식에 대한 지지율은 36%로 집계된 반면, ‘추가 세금 납부'보다 두 배 가량 높게 나왔습니다.

상용 항공 이용 고객 부담금 : 항공편 이용 빈도 감소를 비교적 선호

항공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에 대한 부담금인 ‘상용 항공 이용 고객 부담금’에 대한 정책 방식은 ‘항공편 이용 빈도 감소' 방식이 ‘항공료 인상'보다 근소하게 높은 지지율을 보여줬습니다. ‘항공편 이용 빈도 감소' 방식에 대한 선호도는 35%로 나타난 반면, ‘항공료 인상'에 대한 선호도는 32%로 나타났습니다.

전기 자동차 보조금 : 차량 구매 시 선택 범위가 줄어드는 것을 선호

‘전기 자동차 보조금’ 정책을 시행했을 때 ‘휘발유/경유 차량에 대한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보다는 ‘차량 구매 시 선택 범위가 줄어드는 것'을 더욱 선호했습니다.

‘차량 구매 시 선택 범위가 줄어드는 방식'은 선호도가 42%로 나타난 반면, ‘휘발유/경유 차량에 대한 부담금’은 34%로 선호도가 8% 가량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화석 연료 단계적 폐지 : 신제품 가스 보일러 설치를 못하는게 더 낫다

‘화석 연료 단계적 폐지’ 정책에 대한 생활 방식 변화로 ‘신제품 가스 보일러 설치를 못하게 되는 것'과 ‘대체 난방 시스템 설치 시 비용 증가' 중 어떤 방식을 더욱 선호하는지 조사했을 때, ‘신제품 가스 보일러 설치를 못하게 되는 것'이 약 9% 정도 더 높은 선호도를 보였습니다.

‘신제품 가스 보일러 설치를 못하게 됐을 때' 정책 지지율은 41%로 나타난 반면, ‘대체 난방 시스템 설치 시 비용이 증가'했을 때 정책 지지도는 32%로 나타났습니다.

친환경 제품 가격 변화 : 특정 제품의 구매량이 감소하는 것을 가장 선호

‘친환경 제품 가격 변화'로 인해 ‘특정 제품의 구매량이 감소할 경우'와 ‘특정 제품 구매 시 비용 증가'에 따른 정책 선호도를 조사했습니다. ‘특정 제품의 구매량이 감소할 경우'에 대한 정책 지지도는 69%, ‘특정 제품 구매 시 비용 증가'에 대한 정책 지지도는 52%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두 가지 경우 중 어느 변화가 발생해도 과반 이상의 사람들이 관련 정책을 지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친환경 제품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 의지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공공 급식에서 채식/비건 선택권 확대 : 육류/유제품 섭취량이 감소되는 것을 더욱 선호

‘공공 급식에서 채식/비건 선택권 확대' 항목에서는 ‘육류/유제품 섭취량 감소'와 ‘정책 기금 마련을 위한 증세' 중 ‘육류/유제품 섭취량 감소'를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육류/유제품 섭취량 감소' 시 정책 지지도는 41%로 나타난 반면, ‘정책 기금 마련을 위한 증세'가 시행됐을 때 정책 지지도는 26%로 나타났습니다.

육류/육제품에 대한 높은 세금 : 육류/유제품 섭취량이 감소되는 것을 근소하게 선호

‘육류/유제품에 대한 높은 세금' 정책에 대한 변화로 ‘육류/유제품 섭취량 감소'와 ‘육류/유제품 비용 증가'를 제시했을 때, ‘육류/유제품 섭취량이 감소되는 것'을 근소하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육류/유제품 섭취량이 감소'했을 때 정책 지지도는 38%로 나타난 반면, ‘육류/유제품 비용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34%만이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두 가지 경우 모두 ‘반대한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보다 많았다는 점에서 육류/유제품에 대한 정책은 다른 정책보다 더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 연기금 활용 : 더 적은 연금 수령보다 일반 연기금 가입을 더욱 선호

지속 가능 연기금, 일명 그린 파이낸스 정책 활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두 가지 변화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하나는 ‘일반 연기금 가입을 원할 시 지속 가능 연기금 탈퇴'와 다른 하나는 ‘더 적은 연금 저축액 수령'이었습니다.

‘일반 연기금 가입을 원할 시 지속 가능 연기금 탈퇴'해야 한다는 경우가 발생했을 때 정책 지지도는 29%로 나타났고, ‘더 적은 연금 저축액 수령'이라는 경우가 발생했을 때 정책 지지도는 16%로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 생활/금전적 변화 발생 전에는 55%에 달하던 정책 지지도가 급격하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 연기금'이 가장 많은 반대를 받는 정책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영국 사람들이 가장 지지하는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은 바로 ‘전기 자동차 보조금(18%)'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상용 항공 이용 고객 부담금(14%)’와 ‘친환경 제품 가격 변화(14%)’, ‘화석 연료 단계적 폐지(11%)’, ‘공공급식에서 채식/비건 선택권 확대(9%)’, ‘주변 교통량 저하(8%)’, ‘육류와 유제품에 대한 높은 세금(6%)’, ‘지속가능 연기금 활용(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위 항목들 중 ‘그 어떤 것도 지지하지 않는다’라는 응답은 11%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항목들에서 비용이나 세금 증가보다는 선택권이나 사용량을 줄이는 변화를 더욱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었죠.

효과적인 넷제로 정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위 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책이 필요

가장 먼저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책이 필요합니다.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이 시행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되는게 바로 사회취약계층입니다. 특히 생필품과 식재료, 에너지와 같은 생존에 필요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부유층보다는 사회취약계층의 체감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을 시행하기 전, 해당 정책들로 발생하게 될 비용들을 현실적으로 계산하여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보호책들을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이익임을 알려자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이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임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특히 정책 시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지역별 또는 소득별 불공정성 이슈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나 공동체 캠페인을 통해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의 과실이 공정하게 돌아갈 것임을 상호간의 소통을 통해 인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대중 참여를 통한 의사결정

마지막으로 정책 의사결정 과정에 대중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합니다. 특히 정책 시행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당사자들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면 불공정성 논란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은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지속적인 실천과 참여가 가장 중요합니다. 정책 의사결정 과정 참여를 통해 올바른 사회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보람을 얻게 해줘야 합니다.

이번 입소스 리서치는 영국에 한정되어 있지만, 세계 각 국 정부들과 글로벌 기업들에게 탄소중립/넷제로에 대해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주는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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