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경험에서 AI 도입을 이끄는 것은 결국 ‘신뢰’
요약: 고객은 AI를 사용할 의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제는 AI를 제공하는 기업을 신뢰할 수 있느냐입니다. 2026 CX Global Insights 조사를 바탕으로 한 두 번째 아티클에서는, 왜 정서적 유대가 성공적인 AI 도입의 기반이 되는지 살펴봅니다. 1편 보기
많은 기업의 AI 로드맵에는 한 가지 핵심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기술을 도입하고 그 성능을 보여주면 고객도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23개 시장을 대상으로 한 입소스의 2026 CX Global Insights 조사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나타났습니다.
고객의 신뢰가 AI 도입의 가장 큰 장벽인 이유
그 이유는 고객이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AI가 실제로 누구를 위한 기술이라고 생각하는지에서 드러납니다. AI의 가장 큰 수혜자가 누구인지 묻자, 응답자의 38%는 기업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답한 반면, 고객이라고 답한 비율은 12%에 그쳤습니다. 고객은 AI가 자신을 위한 기술이라기보다 기업의 수익과 효율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보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AI를 얼마나 받아들이려 하는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AI 신뢰 격차는 고객이 AI에 어느 정도까지 통제권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서도 나타납니다. 61%는 고객 경험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AI 활용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지만, 사람의 개입 없이 AI가 자신을 대신해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허용하겠다는 비율은 7%에 불과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명확합니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독자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조언하고, 제안하고,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방식입니다.
이는 CX에서 AI 도입을 가로막는 요인이 기술의 능력 자체라기보다, 고객이 그 기술에 어디까지 맡길 수 있다고 느끼느냐에 더 가깝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고객 경험에서 AI 도입을 이끄는 정서적 유대
기술 자체가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라면 무엇이 중요할까요? 입소스 조사에서는 다시 사람과의 관계, 그중에서도 특히 기업과 고객 사이의 정서적 유대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 중 하나는 기업에 정서적 유대를 느끼는 고객일수록 AI를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거부하는 비율은 가장 낮았다는 점입니다.
기업에 정서적 유대를 느끼는 고객 가운데 AI 사용을 거부한 비율은 25%였습니다. 반면 기능적인 측면에서만 만족하는 고객에서는 33%가 AI 사용을 거부했습니다. AI에 완전한 자율성을 허용하려는 비율도 정서적 유대가 있는 고객에서 더 높았습니다. 9%는 AI가 사람의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단순히 만족하지만 정서적 유대가 없는 고객에서는 이 비율이 5%였습니다.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고객이 AI를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와의 정서적 유대입니다. 이는 AI 기반 고객 경험을 설계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기업은 AI를 활용해 신뢰를 만들려고 하기보다, 먼저 신뢰를 쌓아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AI 활용이 정서적 유대에 달려 있다는 점은 현재 많은 기업이 AI 로드맵을 설계하는 방식과 정반대일 수 있습니다. AI를 빠르게 도입하면 기업이 더 현대적이고 민첩하며 신뢰할 만한 모습으로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순서가 반대일 수 있습니다.
정서적 유대를 만드는 AI 고객 경험 설계가 중요한 이유
정서적 유대가 AI 활용의 전제라면, 설계할 때 던져야 할 질문도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AI 투자는 주로 속도와 비용 효율을 중심으로 정당화돼 왔습니다. 더 빠른 응대, 더 낮은 서비스 비용, 더 적은 사람의 개입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장점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속도와 비용만을 기준으로 AI를 설계하면 사람과의 연결을 놓치기 쉽고, 결과적으로 고객 경험을 획일적인 방향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안은 입소스 Forces of CX를 활용해 AI 기반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실행하며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더 빨라질 것인가?”만 묻는 것이 아니라, “이 경험이 고객의 통제감(Control), 확신(Certainty), 공정한 대우(Fair Treatment), 인정받는 느낌(Status), 즐거움(Enjoyment), 소속감(Belonging)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AI는 단순히 불편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야 합니다. 사람과의 연결을 만들어야 하며, 최소한 사람이 직접 나서야 할 순간에는 물러날 줄 알아야 합니다.
AI 도입 이전 신뢰 구축: 더 나은 고객 경험 전략
AI가 신뢰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AI는 기업이 이미 고객과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합니다. 고객과 강한 정서적 유대가 형성된 기업에서 AI를 활용하면 고객은 AI에 더 많은 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고객과의 관계가 약하거나 단순히 기능적인 만족에 머무는 기업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망설임과 거부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CX 리더에게 중요한 것은 경쟁사보다 AI를 더 빨리 도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와 신뢰를 쌓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AI가 고객 경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됩니다. 이러한 기반을 갖춘 기업에게 AI는 고객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를 건너뛴 기업은 고객이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AI 기능에 계속 투자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