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ident Donald Tr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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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시대, 1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지금, ‘미국 안에서’ 그리고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짚어보고, 두 번째 임기 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심층 분석합니다.

지난겨울,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를 약속했습니다.

2025년 1월 20일 취임사에서 트럼프는 거대한 성조기 앞에 서서, 미국이 “더는 이용당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고, “간단히 말해 미국을 최우선에 두겠다(America First)”고 못 박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자신을 증명해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전쟁으로 ‘미국 우선’ 기조를 전면에 세웠고, 두 번째(비연속) 임기의 첫 12개월 동안 이스라엘-가자지구 평화 협정을 중재하는 데 관여했으며, 우크라이나 전면전 종식을 위해서도 여전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한 베네수엘라 지도자를 체포했고, 그린란드·캐나다·파나마 운하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데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정제된 외교 관례가 중시되는 국제무대에서, 트럼프 특유의 직설적인 스타일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반면 국내에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ing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 아래 추진된 정책들이 공화당 지지층의 환호를 받는 한편, 민주당 진영의 강한 반발도 함께 불러왔습니다.

이제, 혹한의 1월에 시작된 2기 행정부가 1년을 채운 시점에서 트럼프의 MAGA 전략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이 펼쳐질지 되짚어봅니다.

바닥은 높고, 천장은 낮다

백악관 복귀 첫해, 트럼프의 행보는 굵직했습니다. 그럼에도 지지율은 큰 폭으로 요동치지 않았습니다.

취임 직후에는 미국인 절반에 가까운 47%가 트럼프의 국정 운영을 긍정 평가했습니다.

이후 한 해가 전개되며 지지율은 다소 하락하여 현재 41% 수준입니다. 이는 그의 첫 번째 임기(2017-2021) 초반 흐름과도 유사합니다. 당시에도 2017년 1월 49%에서 2018년 1월 38%로 내려갔습니다. 

입소스 미국의 공공부문 담당 부사장 말로리 뉴얼(Mallory Newall)은  "미국처럼 정치적 양극화가 깊은 사회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높게 치솟기 어렵고(낮은 천장)’, 동시에 ‘완전히 무너지기도 어렵다(높은 바닥)’는 것입니다. 충성도 높은 핵심 지지층이 지지율을 떠받치지만, 그만큼 강한 반대층이 존재해 수치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대체로 트럼프는 1기 내내 이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트럼프의 백악관 첫 해부터 지금까지 지난 8년 동안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눈에 띄는 건 지지율이 실제로는 생각보다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팔꿈치를 세우다(Elbows up)’—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

보호무역 성격의 정책은 2017~2021년에도, 그리고 지금도 세계 여러 나라의 반감을 사는 요인으로 작동해왔습니다.

트럼프 1기 동안(20개국 평균) ‘미국이 세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은 2017년 말 55%까지 떨어졌고, 2018년 말에는 48%로 더 낮아졌습니다. 바이든 재임(2021~2025) 초반에는 미국 평판이 일부 회복됐지만 시간이 갈수록 다시 약화됐고, 2025년 가을에는 ‘미국의 긍정적 영향’을 보는 비율이 1년 전 59%에서 46%로 급락해 새로운 저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캐나다의 반응이 두드러집니다. 

30개국 중 캐나다는 2025년에 미국의 긍정적 영향을 믿는 비율이 가장 낮았고(24%), 이는 2024년 대비 28%p 하락한 수치입니다.

입소스 캐나다의 공공업무 담당 수석 부사장 그레고리 잭(Gregory Jack)은 "2025년 말 미국에 대한 시선이 급격히 나빠진 배경으로, 무역 갈등의 누적, 동맹 관계의 균열, 그리고 정책 여파가 일상으로 스며든 점을 꼽는다." 동시에 "예측 가능하고 규범에 기반한 교류가 소비자에게 눈에 보이는 혜택을 준다면 인식은 회복될 수 있지만, 뚜렷한 리셋이 없다면 부정적 전망이 트럼프 2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 말합니다.

 

 

‘미국산’이라는 인식, 구매와 신뢰에 어떤 영향을 주나

2025년 4월 2일,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전쟁을 선포한 이후 전 세계 일부 소비자들은 우려와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불과 몇 달 뒤인 2025년 5~6월, 입소스 미국은 10개국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미국 브랜드로 인식되는 것’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물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구매 의향과 신뢰 의향에 부정적 영향이 확인됐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며 소비자 분노는 다소 잦아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레고리 잭(Gregory Jack)은 "난해 초 트럼프의 ‘해방의 날’과 ‘미국 우선’ 정책이 계속되는 생계비 위기와 맞물리면서, 미국 브랜드가 ‘상징적 반발’을 위한 가장 쉬운 표적이 됐다"고 설명합니다. "캐나다에서는 이 부분이 주권과 정체성 문제와 겹치며, '우리가 통제권을 되찾는다'는 의미의 ‘Buy Canadian(캐나다산 구매)’ 행동이 짧고 강하게 치솟는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잭(Jack)은 또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마찰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일방주의’라는 글로벌 서사가 강화됐고, 그 정서가 여러 시장으로 확산됐다"고 덧붙입니다. "시간이 지나 캐나다 내 감정은 진정되고 소비 행동도 다시 ‘가성비 우선’ 선택으로 돌아오는 듯했지만, 태도의 변화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불신, 구매·선택의 분산(다변화), 그리고 갈등이 길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남았다는 뜻입니다. 2026년에는 보여주기식 보이콧은 줄고, 대신 보다 현실적인 경계심과 회의감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그는 이를 '팔꿈치를 들고(elbows up) 경계하던 분위기'에서 '눈을 크게 뜨고(eye open) 지켜보는 분위기로'의 전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다만 잭은 새로운 갈등의 ‘도화선’이 생기면 소비자 행동주의는 언제든 다시 불붙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영국의 반응도 강합니다.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첫 해 동안 강한 반발이 나타났는데, 현재 영국인의 2/3(66%) 가 트럼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27%는 '좋아한다'고 답했습니다.

입소스 미국의 말로리 뉴얼(Mallory Newall)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이 변하고 있고, 그 여파 속에 브랜드들이 함께 휘말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은 과거처럼 같은 방식으로 미국을 신뢰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미국 내에서도 8년 전과 비교했을 때, 미국을 세계의 도덕적 지도자 로 여기는 사람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다만 그는 이 정서가 매우 변동적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번 신뢰 변화가 단기 이슈로 끝날지, 장기 문제로 굳어질지, 그리고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릅니다. 지금 브랜드에 필요한 건, 각 시장에서의 정치적 긴장과 ‘미국’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분열된 미국: ‘방향성’ 인식도 정당별로 엇갈린다

미국 안에서 트럼프는 여전히 강한 반응을 불러옵니다.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인식은 정당 지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립니다.

2024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의 62%는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봤지만, 트럼프 승리 이후 그 인식은 급락해 2025년 10월에는 13%까지 내려갔습니다. 공화당 지지층은 반대 흐름을 보입니다. 바이든 임기 말에는 10%만이 “올바른 방향”을 말했지만, 지금은 70%가 “상황이 잘 돌아간다”고 응답합니다.

공화당 지지층은 정반대입니다.

바이든이 1기 임기를 마무리하던 무렵, 공화당 지지층 가운데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 비율은 10%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지금은 70%가 상황이 잘 돌아간다고 답합니다.

입소스 미국의 말로리 뉴얼(Mallory Newall)“공화·민주 양당은 핵심 이슈에서 간극이 크다”고 말합니다.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가 무엇 인지에 대한 견해도 다르고, 해법 역시 서로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뉴얼은 또 “트럼프는 일부 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트럼프의 세계관에 동의하지 않는 미국인들은 나라가 변해가는 방식 자체에 계속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정서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특히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으며, 민주당이 이를 발판으로 폭넓은 연합을 만들어 투표장으로 결집시킬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됩니다.

 

 

리더십의 대가: ‘물가’는 여전히 약속의 시험대

바이든 행정부가 생계비 위기를 끝내 확실히 잡지 못한 점은, 당시 부통령이자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가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데 큰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트럼프가 해리스를 이긴 배경에는, "미국을 다시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make America affordable again)"는 약속도 한몫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 약속이 충분히 이행되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이 근소하게 우세합니다.

미국인의 56%가 트럼프의 생계비 대응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또 트럼프가 "물가 안정 회복을 위한 여러 조치(steps to restore Affordability)"를 강조해왔음에도, 관세 정책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인 56%는 수입품에 부과된 기존 관세를 낮추면 미국의 생계비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봅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는 민주당에겐 ‘만회’의 기회이고, 공화당에겐 미국 정치에서의 우위를 다시 확인하는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결국 ‘감당 가능성(affordability)’—즉 생계비 문제를 각 당이 어떤 해법으로 풀겠다고 제시하느냐입니다. 현재로선 양당의 접근이 팽팽합니다. 생계비 문제 해결 전략으로 민주당을 더 선호한다는 응답이 34%, 공화당을 선택한 응답이 32%로,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폭풍을 견뎌내다

지난 4월, 트럼프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 포스터를 들어 보였을 때 많은 이들이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세계 경제가 연쇄적으로 꺾이는 ‘하강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 공포는 현실이 되지 않았습니다.

입소스의 'What Worries the World' 모니터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29개국 중 20개국에서 ‘국가 경제에 대한 체감(경제 심리)’이 전년과 같거나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개인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빠듯하다는 신호가 분명합니다.

입소스 생활비 모니터(Ipsos Cost of Living Monitor) 2025에 30개국 평균 59%가 “겨우 버티는 수준”이거나 “재정적으로 관리가 꽤/매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2024년 말에 같은 응답(61%) 에서 거의 달라지지 않은 수치입니다.

미국도 비슷합니다. 2024년 10~11월 조사에서 52%가 같은 응답을 했고, 2025년 8~9월에도 53%로 사실상 변화가 없었습니다. 여전히 많은 미국인이 경제적으로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글로벌 생계비 위기는 트럼프가 재집권하기 한참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다만 '불안한 10년(Uneasy Decade)' 동안 부담을 체감해온 사람들에게,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상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 이 대목의 결론입니다.

미국이 오는 7월 '건국 250주년'을 기념할 준비를 하면서,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를 열고 있다는 약속을 보여줄 기회가 충분히 주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11월은, 2025년 1월 20일 취임사에서 했던 그 약속을 포함해 트럼프가 내세운 여러 공언을 유권자들이 실제로 ‘지켜졌다고’ 판단하는지 가늠하는 첫 번째 큰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계속 지켜볼 일입니다.

멜리사 던((Melissa Dunne)은 입소스의 시니어 데이터 저널리스트이며 캐나다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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