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전 세계가 가장 걱정하는 문제는 ‘범죄’
“역사는 반복되진 않지만, 종종 운율을 맞춘다”는 말이 있습니다.
호주에서 미국까지, 전 세계 사람들이 앞으로 5년 뒤의 세상을 그려보면 지금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어딘가 조금씩 달라진 모습을 떠올립니다.
2025년 10월 기준, 전 세계 30개국에서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5대 이슈는 범죄/폭력(30개국 평균 33%), 인플레이션(30%), 빈곤/사회적 불평등(28%), 실업(28%), 금융/정치적 부패(27%)입니다.
최근 우리는 “2030년의 세계가 어떤 모습일까?”를 다시 질문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은—이 난제들이 가까운 미래에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2030년의 예상 5대 이슈도 현재와 거의 동일하게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범죄·폭력(31%)이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혔고, 그 뒤를 빈곤·사회적 불평등(29%), 실업(27%), 인플레이션(27%), 금융·정치적 부패(24%)가 이었습니다.
한편, 기후 변화와 같은 장기적 과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우려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 세기가 저물고 다음 세기가 열리는 시점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가장 걱정하고 있을까요? 아래에서 조금 더 깊게 들여다봅니다.
1. 법과 질서
2030년에도 범죄/폭력은 전 세계인의 1순위 걱정거리로 남을 전망입니다.
전 세계 평균 약 3명 중 1명(31%)이 향후 5년 뒤에도 범죄가 가장 큰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현재 대비 2%p 하락)
그러나 이 우려 수준은 거주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2030년 범죄에 대한 우려는 싱가포르의 최저 9%에서 페루의 최고 59%까지 매우 넓은 범위를 나타냈습니다. 현재 페루는 범죄 걱정 비율이 68%로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2030년에는 9%p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근 갱단 폭력 문제와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축출 사태까지 겪은 페루 국민들은 이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2. 가진 자, 못 가진 자, 그리고 요트까지 가진 자들
2030년에 사람들이 가장 걱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에서 빈곤·사회적 불평등(29%, +1%p)은 범죄·폭력 바로 뒤를 잇는 2위 문제로 꼽힙니다.
오늘날 억만장자들은 우주 관광에 돈을 쓰는 반면, 노동자는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생활비와 뒤처진 임금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넘칠 만큼 가진 반면, 누군가는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데도 버거운 현실이 펼쳐져 있습니다.
Ipsos의 Cost of Living Monitor 조사에서도 이러한 격차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전 세계 30개국 평균 기준으로, 저소득 가구의 39%는 현재 재정적으로 ‘상당히/매우 어렵다’고 답했으며, 중산층 가구도 30%가 비슷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고소득 가구의 20%조차도 오늘날 재정적 압박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10명 중 거의 6명(57%)이 “월급에서 월급으로 버티는 생활(paycheck to paycheck)을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입소스 미국의 제넬 제임스(Janelle James) 부사장 겸 Cultural Intelligence 총괄은 Ad Age 에 기고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감당하기 어려운 주거비, 심화되는 소득 불평등과 정체된 임금까지—오늘날 미국인들은 점점 더 ‘자원이 부족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경제적 압박은 특정 집단을 넘어 전 계층에 걸쳐 확산되며, ‘재정적으로 쪼들린 삶’의 정의를 넓히고, 더 큰 불안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경제적 사다리의 가장 아래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타격이 가장 크지만,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5년 뒤에도 빈곤·사회적 불평등이 핵심 이슈로 남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저소득·중산층·고소득층 모두 비슷한 비율로 이 문제를 가장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꼽았습니다.
3. 로봇이 내 일자리를 가져가게 될까?
전 세계적으로 Z세대는 2030년에 자국이 직면할 가장 큰 문제로 실업(31%)을 꼽으며, 가장 높은 우려를 보였습니다. 그 뒤를 밀레니얼 세대(28%), X세대(27%)가 이었고, 베이비부머는 19%로 가장 걱정이 낮았습니다.
이는 2030년이면 가장 어린 베이비부머조차 65세가 되어 대부분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반면, 다른 세대는 앞으로도 오랜 기간 노동시장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아직 은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은퇴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미래는 더욱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화이트칼라 대학살(white-collar bloodbath)'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AI가 현재의 초급·신입직 일자리의 절반을 대체하며 향후 몇 년간 실업률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비관적 전망은 이미 커리어 초기~중반 단계의 사람들에게 상당한 압박감을 주고 있습니다. 2025년에 Z세대의 34%, 밀레니얼 세대의 30%, X세대의 27%가 실업에 대해 우려하는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16%에 불과했습니다 . Ipsos AI Monitor 2025에 따르면 Z세대의 거의 절반(45%)이 향후 5년 내에 AI가 자신의 현재 직무를 대체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그 뒤를 밀레니얼 세대(39%), X세대(30%), 베이비붐 세대(24%)가 따릅니다.
4. 애프터번(Afterburn): 아직 가라앉지 않은 생계비 불안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생계비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2022년 이후 대부분의 국가에서 뜨겁게 치솟았던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되긴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급격한 물가 상승이 남긴 상흔을 생생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2020년 10월, 27개국 평균 9%가 자국의 최대 우려 사항으로 인플레이션을 꼽았지만 , 팬데믹 이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던 2023년 2월에는 이 비율이 43%까지 치솟았습니다. 세계 경제는 이후 안정세를 찾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2020년 초기 대비 21%p나 높은 수준입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Ipsos의 Cost of Living Monitor 조사에 따르면, 3명 중 1명(29%)은 내년에는 가처분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반면, 비슷한 비율(31%)은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또한 전 세계 평균 26%는 “우리나라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까지 예측했습니다.
즉, 높은 생계비에 대한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전 세계 평균 27%(-3%p)는 2030년에도 인플레이션이 주요 우려가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57%)가 가장 높았고 스웨덴(12%)은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관세 정책 여파 속에서, 미국인 3명 중 1명(31%)은 2029년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최대 걱정거리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공화당원(33%)과 민주당원(28%) 중 생활비가 5년 후에도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도 비슷합니다.
이는 현재 인플레이션을 주요 문제로 인식하는 비율(공화 41%, 민주 34%)보다는 낮지만, 물가 압박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미국에서는 양 진영 모두 생계비를 새로운 10년대의 주요 이슈로 예상했습니다. 공화당 지지층은 2030년에도 범죄에 이어 인플레이션이 주요 문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민주당 지지층 역시 생계비가 빈곤·불평등, 헬스케어, 기후변화 다음으로 주요 우려에 포함되며, 금융·정치적 부패와 비슷한 수준으로 걱정된다고 응답했습니다.
5. 뜨거워지는 지구, 커지는 걱정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미국 민주당 지지층만의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지난해는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였으며, 전문가들은 과감한 조치 없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2015년 파리협정 당시만 해도 203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C 이내로 묶어두겠다는 국제적 합의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파리 협정의 목표 달성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기후 변화는 2030년에 더욱 시급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인의 걱정 순위에서 9위에 머물러 있지만, 2030년에는 6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5년 뒤 기후 변화를 최우선 이슈로 꼽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19%로, 현재보다 6%p 증가했습니다. 특히 일본은 기후 변화 우려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일본은 기록적인 폭염과 함께, 지구 온난화로 인해 더 심각해질 수 있는 지진·쓰나미 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2025년(30%)과 2030년(37%) 모두 전 세계에서 기후 변화를 가장 걱정하는 국가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 사람들이 오늘 가장 큰 문제라고 느끼는 범죄·폭력, 인플레이션, 빈곤·사회적 불평등, 실업, 금융·정치적 부패가 5년 후에도 여전히 주요 문제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기후 변화와 같은 문제는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정치인이나 공공기관에 의해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COP30 관련 조사에서는,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로 정부 지도자들의 정치적 의지 부족(30개국 평균 42%)이 지목되었습니다.. AXA/Ipsos Future Risks Report 2025에 따르면, 전 세계 일반 국민의 평균 16%만이 공공기관이 미래의 위기를 관리할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2030년대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계속 사회를 괴롭힐 것이라는 근본적 비관(혹은 현실적 판단)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5년 후에도 범죄가 세계인의 1순위 걱정거리가 될까요?
그 답은 시간이 알려줄 것입니다.
왜냐하면 역사가 종종 운율을 맞추기는 하지만, 정말로 똑같이 반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멜리사 던(Melissa Dunne)은 입소스의 시니어 데이터 저널리스트이며 캐나다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Z세대(1996~2012년생), 밀레니얼 세대(1980~1995년생), X세대(1966~1979년생), 베이비붐 세대(1945~1965년생).